'게티스버그 연설'에 해당되는 글 2건

  1. 단 두마디로 배꼽 빠지게 한 날 2010.06.08
  2. 복된 입술이 되게 하소서! 3 2010.01.18

 

오랫만에 짬을 내어 아이들이랑 함께 놀았다.

아빠가 그리웠는지 아빠를 불러놓고 연신 자기네끼리 서로 얘기하겠다고 나선다.

요즘 예담이가 가베(Gabe)수업을 받는데, 교구를 가지고 놀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물건에 대한 애착이 많은 예담이가 같이 놀지 않고 혼자서 선생님처럼 재미난 얘기를 해 주겠다고 했다.

동생이랑 사이좋게 놀지 않는 예담이에게 약간의 불만이 생겼다.

그래서 그냥 흘러가는 말로 "재미없으면 혼낸다~ 알겠지?" 라고 말했다.

예담이는 가베를 가지고 목욕놀이라며 연신 열심히 얘기를 해 주었다.

제법 나름대로 주어들은 얘기에 자기 이야기를 섞어 가며 몇 분동안 얘기를 이어갔다.

오랜만에 놀아주는데 차마 그만하란 말은 못하고 그냥 들어주고 있었다.

동생 하람이도 별다른 기색없이 같이 얘기를 듣고 있었다.

 


 

잠시 후 얘기가 끝이 나자 동생 하람이가 살며시 다가왔다.

언니 몰래 조용히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

"아빠! 혼 내~~"...

ㅋ,ㅋ

재미가 없긴 정말 없었나 보다.

나도 맘속으로 생각했지만, 차마 말못하고 있던 사실을 하람이가 와서 얘기했으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나오는 이발사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듯 하다.

이렇게 통쾌하고 재밌다니...ㅋㅋㅋ

(물론 예담이에겐 끝까지 비밀을 지켰다. ^^)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에 버금가는 짧은 두마디...

"아빠 혼내..."

말을 많이 한다고 사람을 웃기는 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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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키 어렵다!

때에 맞는 말은 아로새긴 금쟁반에 옥구슬이다 

경우에 합당한 말...

위의 말들은 다 잠언의 말씀이다.

누구나 다 말에 실수가 많고,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간에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것이 말이기에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말을 아끼는 것이 더 지혜롭다고 현자는 말한다.

실제로 말이 많으면 매우 산만하고, 무슨 말을 들었는지 했는지도 기억 못할 경우가 많다.


실제로 미국 남북전쟁 당시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은 최고의 명연설로 손꼽히는데,

여기에는 더 큰 진리가 숨겨져 있다. 

링컨이 연설하기 앞서 연설의 달인인 북군의 장군이 청중을 대상으로 두시간 연설을 했다.

예상대로 그는 청중의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링컨이 뒤를 이어 단에 오르고 그는 고작 271단어로 함축된 짧은 연설을 하고 내려온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장군의 긴 연설보다 링컨의 짧은 연설이 훨씬 더 깊은 감명을 주었고

링컨의 이 연설은 세계에세 가장 뛰어난 명연설로 기록되었다.


위의 예를 보더라도 말을 많이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음에 틀림없는 것 같다.

말 많은 연설가보다 때에 맞는 정곡을 찌르는 한 마디 말이 더 영향력이고 파괴력이 크다는

사실을 늘 잊고 살고 있다. 소총보다는 대포 한 방이 더 파괴력이 있다는 말이리라. 

 
오늘 이시원의 영어세미나를 준비하느라 시원형제를 데리고 수영로교회 중고등부 예배에 갔었다.

처음 고등부예배에서 짧은 시간안에 말을 잘 못하는 듯 하여,

마치고 나서 몇가지 충고와 코멘트를 날렸다.

수영로교회에서 승부를 걸어야하는 나로서는 홍보가 불안해보였기에 던진 말인데,

오히려 예배하는 마음에 부담을 준 것 같아, 괜히 말했다는 후회와 안타까움이 들었다.

그런 마음은 예배를 사모하는 이시원형제의  모습을 보면서 더 커졌다.

순수하게 아이들에게 자신의 신앙을 간증하려는 모습을

인원동원에 급급한 나머지 내가 인위적으로 막지는 않았는가 돌아보게 되었다.

그것이 심적으로 나에게도 계속 부담되었고 결국엔 용기를 내어 사과했다.


마침 중등부 목사님의 설교제목 또한 신년을 맞아 복된 입술이 되기로 작정하자는

도전의 말씀이셨기에 더욱 마음에 많이 와 닿았다.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키 어렵다는 말씀이 딱 들어맞는 시간이었다.

세미나에 대한 염려, 불안, 부정적이고 불평섞인 말들, 원망의 말들, 화냄, 분노,

이 나쁜 말들이 새해를 시작한 나에게 얼마나 많이 쏟아져 나왔는지...

송구영신예배 때 결심했던 감사와 소망의 말들을 너무 이른 시간에 잊어 버린 것은 아닌지...

목사님의 말씀처럼 입술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정말이지 입술에 기름부으셔서 복된 입술 되게 해 달라고...

좋은 말, 사람을 살리는 말, 행복하게 하는 말만 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뿐 아니라 인원동원을 위해서도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님의 일이시게에 500명의 영혼들을 채워주실 것이라는 확신 가운데 마음의 평안이

몰려왔다. 혹 500명이 채워지지 않더라도 모여진 인원들에게 소망의 메시지를 던져줄 비전세미나가

되기를 또한 간절히 기도했다.

마음이 한결 편하고 가벼웠다.


내일 어떤 결과들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래도 마음에 평안을 가지고 새로운 한날을 시작해야겠다.

아울러 입술의 열매를 잘 지켜, 복된 입술로 이번 한주를 살게 해 달라고 계속 기도해야겠다.

소망이 생기는 주일, 오랫만에 주님앞에 간절히 기도해 본 기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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