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수영동산예술제가 있었던 날이다.

 



엄마가 아이들이 밤늦게 까지 피곤해했다고 오늘 하루 집에서 쉬도록 해 주었다.

애들이 하루종일 엄마랑 있는 날이면 와이프는 힘이 다 빠진다. 

오후에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 

그냥 안부차 늘 묻는 그런 전화다. 

전화중에 와이프가 하람이를 바꿔주었다. 

하람이는 언니가 색연필 안빌려준다고 또 전화를 대고 운다. 

울보 하람이를 달래 주었다. 

잠시 후 예담이를 바꿔주었다. 

예담이를 잘 달랬다. 

동생 색연필 잘 빌려주면 아빠가 또 새거 예쁜거 사주겠다고... 

이미 빌려주었단다. 

예담이를 칭찬해 주면서 예담이 정말 멋진 친구라고 말했다. 

아울러 동생이랑 엄마랑 하루종일 같이 있어서 힘들지 물었더니 

이녀석 대답 하는 말... 

"나보다 엄마가 힘들지... 하루종일 애 세 명이랑 있느라고 얼마나 힘들었겠노?

 엄마한테 얼마나 힘들었노? 라고 말해줘라. " 

ㅋㅋㅋ 

세근이 훤한 건지, 뜻도 모르고 말한 건지... 

어쨌든 예담이는 예전보다 많이 큰 건 확실한 것 같다. 

동생도 잘 돌봐주고 첫째처럼 구는 것이 제법 어른스럽다. 

엄마가 자기네들 돌보느라 수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 

엄마의 고마움을 아는 예담이의 말에 웃음과 감사가 함께 느껴진 시간이었다.



  할수있어!!! 예담이 정말 대단한 Girl.^^ 2009.03.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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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하람이가 복통과 설사로 병원에 가서 닝겔을 맞았다.  

아직 어리서 혈관이 협소해 500ml용액을 맞는데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좁은 주사실에서 갇혀 지내자니 큰 딸 예담이와 하람이 모두 지겨웠나보다. 

책도 읽어주고, 나름 장난도 쳐봤지만, 좁은 공간에 3명이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하람이는 지겨워서 잠시 잠이 들었고, 동생을 위해 말없이 기다려온 예담이를 위해 

근처 가게에 가서 먹고 싶어하는 과자를 사 왔다. 

크라운에서 나온 번들로 된 제품(조리퐁, 콘칩, 카라멜콘과 땅콩)과 초콜릿, 껌을 사와서 

초콜릿은 간호사를 주고, 과자는 나중에 먹기로 하고 껌을 씹었다. 

 

엄마는 아침일찍 서울 친척 결혼식에 올라간지라, 애들 주섬주섬 입혀서 병원에 바로 왔기 때문에 

점섬시간이 되자 무척이나 배가 고팠다.  

예담이가 배가 고프다며 과자를 먹자길래, 먹어라 했더니 

갑자기 콘칩을 하나씩 먹던 예담이가 이렇게 말했다. 

'아빠 이거 스펀지에 나왔던 그 과자 아니야? 나 지난 번 TV에서 본 것 같아...' 

이 때도 발휘된 예담이의 어김없는 관찰력... 

지난 주 토요일 저녁을 먹으며 시청했던 스펀지2.0에 식품첨가물의 위험을 알리는 시간에 

콘칩이 나왔던 것을 기억했던 모양이다. 

내가 맞다고 그랬더니 예담이 왈 

"아빠 그럼 이거 먹지 말라고 했는데, 먹으면 어떻해?" 

"음. 그거 몸에 않좋아 많이 먹지마."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잠시후.... 

잘먹던 과자를 나에게 주며 

"이 과자, 아빠 먹어..." 

"왜?" 

" 나 오래 살래, 이거 먹으면 오래 못 살잖아...이거 아빠 먹어? .

.

. 

예담이는 갑작스레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좋아하던 과자를 멀리했다.  

아이이게 TV속  경고가 먹혔던 것일까? (그렇다면 과자 섭취량을 줄일 수 있을수도 있겠다) 

그런데 자기 오래 살겠다고 나 먹으라고 준 건 뭐지? 

아빠를 생각해서 준 건지, 아님 아빠는 오래 살았으니 이거 먹고 빨리죽으라고 한 건지? 

이후로도 예담이는 콘칩을 거의 먹지 않았다. 

(나중에 동생과 아빠가 먹으니까 마지못해 몇 개 먹었지만, 표정은 영 떨뜨름 했던 것 같다.)  

암튼 예담이 덕에 손쉽게 과자를 뺏어 먹을 수는 있었지만, 8살의 나이에 

오래 살려고 좋아하던 과자를 내 팽개치는 예담이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이렇듯 아이들도 나름대로 삶으로 부딪히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것 같다.^^




  할수있어!!! ㅋㅋㅋ 예담이 누구 닮아서 저렇게 똑똑한거죠? 2009.03.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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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별로 없던 모기가 가을이 다 되서야 기승이다. 

우리집은 유난히도 9,10월에 모기가 많다. 

추석을 전후로 모기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하루 저녁에도 10~20마리 이상 죽이고 있다. 

그야말로 모기와의 전쟁이다.   

모기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 여름에 사용하던 모기장을 다시 치고 모두 쌀랑한 거실에서 잠을 청한다. 

어제도 아이들을 재우고, 큰 방서 TV를 잠시 보는데  

모기가 불빛을 보고 계속 달려 들어 몇 마리를 잡았다. 

그러던 중 날쌘 모기 한 마리를 몇 번 놓지자 이번엔 안되겠다 싶어 

살충제를 사용했다. 

모기약을 들고 천장에 붙어있는 모기에게 한 번 쏘았는데, 어찌나 날쌘지 실패했다. 

다시 날아가는 모기를 향해 모기약을 발사하려 하자 

걱정많은 우리 큰 딸 예담이가 얼굴을 찌푸리며 한마디 한다.  

"아빠. 고마해라, 모기 잡을라다가 우리 다 죽겠다~!" 

@.@.@.@.@  

 어찌나 우습던지 한참을 웃었다. 

모기약에 힘없이 죽어가는 모기를 보며 자기도 생명에 위협을 느꼈었나 보다. 

암튼 아이들이란....ㅋ.ㅋ. 

결국 예담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잘때까지 손바닥을 마주쳐야 했다.^^  




  할수있어!!! 예담이, 참 말 잘하네요. ^^ 2008.09.2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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