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인 예담이가 이빨을 갈 때(?)가 되었나보다.
 

이제 조금씩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날때인 듯하단 말이다. 

지난번에도 이빨을 두갠가 뽑았는데, 유달시레 겁이 많은 예담이는 오늘도 이빨 뽑는데 실패했다. 

아랫니중에 하나인데, 뽑자고 하니 안뽑겠다고 난리다. 

무섭다며 얼마나 울고 뻐티는지 모두가 지쳤다. 

남의 고통이 곧 나의 행복이라 했던가? 

울며 웃으며 난리 부르는 예담이 앞에서 두 동생은 마냥 신기한듯 그저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빨리 빼지 않으면 영구치가 자리를 잘 못잡아 올라올까봐 엄마는 연신 걱정이다. 

윽박질러도 보고 달래도 보고, 회유책을 써봐도 요지부동이다. 

 

첫번째 작전에 돌입했다.   

일명 '사탕발림 작전' 

이빨 뽑으면 예담이가 제일 좋아하는 맛나는 것 한가지 줄께 라고 했더니 

과자를 그렇게 좋아하는 예담이가 단박에 싫단다. 

좀 더 강도를 올려 '아니 맛나는 거가 아니고, 제일 좋아하는 것 아무거나 한가지 사줄께' 했더니  

이 소리를 듣고 있던 하람이가 갑자기 

'아빠 나..., 이빨 하나 뽑을래...ㅋ,ㅋ," 

진짜 맛나는 거 하나 준다는 말에 혹해서 멀쩡한 자기 이빨 하나 뽑으란다.  

그깟 팥죽 한 그릇에 장자를 팔던 에서가 생각났다.  

암튼... 첫 번째 작전은 실패다. 

 

두번째 작전.  

'허풍치기...' 

'너 지금 뽑지 않으면 내일 치과가서 뺀치로 뽑는다!' 

겁을 잔득 줬더니, 예담이 왈... 

"아빠 뻰치가 뭐야??" @,@ 

본적이 없으니 통할리 만무하다. 

다시 강도를 높여 잇몸에 주사 엄청 많이 줘서 뺄지도 몰라 했더니, 

잠시 머뭇거리더니 "치과 안가면 되지" 하면서 개긴다. 

두 번째 작전도 실패...

 

세번째 작전. 시침때기 

아빠가 뽑으면 하나도 않 아픈데, 엄마 이빨 닦고 나면 너 어쩌면 아파서 죽을지도 몰라... 

은근스레 시침때면서 겁을 줬더니 고민한다.  

이때 엄마의 한 마디 나 이빨 다 닦았다. 이리와.... 

아빠는 계속 시침을 때면서 이제 예담이는 죽었다고 계속 바람잡고... 

예담이 공포스러웠는지 울먹이며 하는 말 아빠한테 뽑을래... 

기쁜 마음으로 돌아섰더니 왠걸 도망치기 바쁘다. 

안한단다.. 

결국 실패, 

마지막으로 '공포의 윽박지르기' 로 들어갔다. 

이리와 안 오면 가만 안둔다. 빨리 이리와... 

공포의 도가니 어쩔 수 없이 잡혀온 예담이  

그래도 순순히 입을 벌리기 만무하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한 엄마 왈...,

"빨리와 이 XX야,  갖다 처 날리삘라(발로 차 날려버리겠다의 사투리)...   

그래도 엄마가 실을 끼우면 혀로 밀어 올리고, 실을 이빨에 끼웠다 뺐다 하면서 실갱이를 했다. 

엄마의 윽박지르기는 강도가 더 하다. 

" 이번 한번에 안하면 진짜 처 날린다이..." 

그래서 벌려보지만 이내 밀어버린다.  

이것을 보고 있던 하람이, 엄마에게 살며시 다가가더니 귀에 대고 속삭인다. 

" 엄마~ 처날려!"  

 

이 소리 듣고 모두가 기절하는 줄 알았다. 

힘으로 나이로 뭐든지 늘 눌려 사는 하람이가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ㅋ,ㅋ, 

어찌나 우스웟던지 한참을 배가 잡고 웃었다. 

하람이도 웃긴지 같이 웃고, 언니는 울고... 이를 갈면서 복수를 다짐하고.. 

아묵것도 모르는 주원이는 신기한듯 웃고 웃는 누나들을 번갈아 가며 보고 있다. 

전형적인 콩가루 가족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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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실로 뽑는 걸 포기한 엄마가 흔들어 빼잖다. 

100번만 앞뒤로 흔들면 빠진다고 회유해서 자기 스스로 흔들게 했다. 

하지만 왠걸 100번을 넘어 200번까지 흔들었는데, 결국 안빠진다. 

엄마, 딸 모두 지쳐서 그냥 방에 들어가 자버리고 만다. 

이빨도 못 뽑고 진만 진탕 빼고 말았다. 

참 세상 내 뜻대로 안된다는 걸 또 한번 느낀다. 

엄마는 내일 또 흔들어볼 생각인가 보다. 

암튼 세상 참 어렵다.



  할수있어!!! 아들은 항상 집에서 빼고 딸은 집에서 빼는게 무섭다고 항상 치과가서 빼곤 했는데 이젠 컸는지 혼자서도 잘 빼네요. 2009.06.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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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담이가 초등학교 입학한지도 벌써 2주가 훌쩍 지나갔다. 

처음엔 학교에 잘 적응할까 걱정도 했지만 나름 재미있게 잘 적응하고 있나보다. 

등하교길에 혼자 갈때도 있고, 동네 친구나 언니랑 갈때도 있고 해서 나름 잘 적응하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학기초라 그런지 어린이집에 다닐때보다 더 빨리 오는 바람에 엄마가 많이 바빠졌다. 

며칠전 참관수업을 다녀온 엄마의 말을 들어보니 예담이가 자신있게 자기를 소개하고,  

리코더도 잘 연주해서 엄마가 정말 자랑스러웠다는 말도 해 주었다. 

그렇게 학교 적응을 잘 해가는 예담이가 대견스러웠는데, 

어제 저녁엔 학교 가기 싫다며 엄마에게 울었단다. 

이유를 물어보니 학교에 책 한 권만 들고 가서 싫단다. 

어린이집은 더 오래 지내고, 재밌기도 한데, 초등학교는 나름 규율적인 부분이 많고,

제일 어린 1학년이니 더 조심스러운가보다. 그래도 어린이집에는 제일 큰 어른이었는데...
 

그렇게 울면서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엄마, 나 학교가기 싫어. 어린이집 더 다닐래. 

어린이집 세 년(3년)만 더 다니고 학교가면 안되까?‘

@,@..... 

삼년이 아니라 세 년...(무슨 욕도 아니고...ㅋ,ㅋ) 

암튼 금방 실증을 느끼는 예담이의 성격상 다양하지 않는 학교생활이 조금 지겹기도 하나보다. 

그리고 나서 금방 또 변하는 예담이는 항상 사랑스럽고 귀여운 나의 딸이다.^^ 



Mighty Warrior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난거 같아 감사하네요. 초등학교 입학하고 나름 의젓해진 것 같네요.
지혜가 많이 필요합니다.^^ 2009.06.25 00:39
할수있어!!! 예담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네요. 축하드려요. 예담이는 잘 적응할거에요. 2009.04.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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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짬을 내어 아이들이랑 함께 놀았다.

아빠가 그리웠는지 아빠를 불러놓고 연신 자기네끼리 서로 얘기하겠다고 나선다.

요즘 예담이가 가베(Gabe)수업을 받는데, 교구를 가지고 놀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물건에 대한 애착이 많은 예담이가 같이 놀지 않고 혼자서 선생님처럼 재미난 얘기를 해 주겠다고 했다.

동생이랑 사이좋게 놀지 않는 예담이에게 약간의 불만이 생겼다.

그래서 그냥 흘러가는 말로 "재미없으면 혼낸다~ 알겠지?" 라고 말했다.

예담이는 가베를 가지고 목욕놀이라며 연신 열심히 얘기를 해 주었다.

제법 나름대로 주어들은 얘기에 자기 이야기를 섞어 가며 몇 분동안 얘기를 이어갔다.

오랜만에 놀아주는데 차마 그만하란 말은 못하고 그냥 들어주고 있었다.

동생 하람이도 별다른 기색없이 같이 얘기를 듣고 있었다.

 


 

잠시 후 얘기가 끝이 나자 동생 하람이가 살며시 다가왔다.

언니 몰래 조용히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

"아빠! 혼 내~~"...

ㅋ,ㅋ

재미가 없긴 정말 없었나 보다.

나도 맘속으로 생각했지만, 차마 말못하고 있던 사실을 하람이가 와서 얘기했으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나오는 이발사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듯 하다.

이렇게 통쾌하고 재밌다니...ㅋㅋㅋ

(물론 예담이에겐 끝까지 비밀을 지켰다. ^^)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에 버금가는 짧은 두마디...

"아빠 혼내..."

말을 많이 한다고 사람을 웃기는 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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