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짬을 내어 아이들이랑 함께 놀았다.

아빠가 그리웠는지 아빠를 불러놓고 연신 자기네끼리 서로 얘기하겠다고 나선다.

요즘 예담이가 가베(Gabe)수업을 받는데, 교구를 가지고 놀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물건에 대한 애착이 많은 예담이가 같이 놀지 않고 혼자서 선생님처럼 재미난 얘기를 해 주겠다고 했다.

동생이랑 사이좋게 놀지 않는 예담이에게 약간의 불만이 생겼다.

그래서 그냥 흘러가는 말로 "재미없으면 혼낸다~ 알겠지?" 라고 말했다.

예담이는 가베를 가지고 목욕놀이라며 연신 열심히 얘기를 해 주었다.

제법 나름대로 주어들은 얘기에 자기 이야기를 섞어 가며 몇 분동안 얘기를 이어갔다.

오랜만에 놀아주는데 차마 그만하란 말은 못하고 그냥 들어주고 있었다.

동생 하람이도 별다른 기색없이 같이 얘기를 듣고 있었다.

 


 

잠시 후 얘기가 끝이 나자 동생 하람이가 살며시 다가왔다.

언니 몰래 조용히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

"아빠! 혼 내~~"...

ㅋ,ㅋ

재미가 없긴 정말 없었나 보다.

나도 맘속으로 생각했지만, 차마 말못하고 있던 사실을 하람이가 와서 얘기했으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나오는 이발사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듯 하다.

이렇게 통쾌하고 재밌다니...ㅋㅋㅋ

(물론 예담이에겐 끝까지 비밀을 지켰다. ^^)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에 버금가는 짧은 두마디...

"아빠 혼내..."

말을 많이 한다고 사람을 웃기는 건 아닌가 보다...

 

,

어제는 수영동산예술제가 있었던 날이다.

 



엄마가 아이들이 밤늦게 까지 피곤해했다고 오늘 하루 집에서 쉬도록 해 주었다.

애들이 하루종일 엄마랑 있는 날이면 와이프는 힘이 다 빠진다. 

오후에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 

그냥 안부차 늘 묻는 그런 전화다. 

전화중에 와이프가 하람이를 바꿔주었다. 

하람이는 언니가 색연필 안빌려준다고 또 전화를 대고 운다. 

울보 하람이를 달래 주었다. 

잠시 후 예담이를 바꿔주었다. 

예담이를 잘 달랬다. 

동생 색연필 잘 빌려주면 아빠가 또 새거 예쁜거 사주겠다고... 

이미 빌려주었단다. 

예담이를 칭찬해 주면서 예담이 정말 멋진 친구라고 말했다. 

아울러 동생이랑 엄마랑 하루종일 같이 있어서 힘들지 물었더니 

이녀석 대답 하는 말... 

"나보다 엄마가 힘들지... 하루종일 애 세 명이랑 있느라고 얼마나 힘들었겠노?

 엄마한테 얼마나 힘들었노? 라고 말해줘라. " 

ㅋㅋㅋ 

세근이 훤한 건지, 뜻도 모르고 말한 건지... 

어쨌든 예담이는 예전보다 많이 큰 건 확실한 것 같다. 

동생도 잘 돌봐주고 첫째처럼 구는 것이 제법 어른스럽다. 

엄마가 자기네들 돌보느라 수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 

엄마의 고마움을 아는 예담이의 말에 웃음과 감사가 함께 느껴진 시간이었다.



  할수있어!!! 예담이 정말 대단한 Girl.^^ 2009.03.19 20:25

,
둘째 하람이가 복통과 설사로 병원에 가서 닝겔을 맞았다.  

아직 어리서 혈관이 협소해 500ml용액을 맞는데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좁은 주사실에서 갇혀 지내자니 큰 딸 예담이와 하람이 모두 지겨웠나보다. 

책도 읽어주고, 나름 장난도 쳐봤지만, 좁은 공간에 3명이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하람이는 지겨워서 잠시 잠이 들었고, 동생을 위해 말없이 기다려온 예담이를 위해 

근처 가게에 가서 먹고 싶어하는 과자를 사 왔다. 

크라운에서 나온 번들로 된 제품(조리퐁, 콘칩, 카라멜콘과 땅콩)과 초콜릿, 껌을 사와서 

초콜릿은 간호사를 주고, 과자는 나중에 먹기로 하고 껌을 씹었다. 

 

엄마는 아침일찍 서울 친척 결혼식에 올라간지라, 애들 주섬주섬 입혀서 병원에 바로 왔기 때문에 

점섬시간이 되자 무척이나 배가 고팠다.  

예담이가 배가 고프다며 과자를 먹자길래, 먹어라 했더니 

갑자기 콘칩을 하나씩 먹던 예담이가 이렇게 말했다. 

'아빠 이거 스펀지에 나왔던 그 과자 아니야? 나 지난 번 TV에서 본 것 같아...' 

이 때도 발휘된 예담이의 어김없는 관찰력... 

지난 주 토요일 저녁을 먹으며 시청했던 스펀지2.0에 식품첨가물의 위험을 알리는 시간에 

콘칩이 나왔던 것을 기억했던 모양이다. 

내가 맞다고 그랬더니 예담이 왈 

"아빠 그럼 이거 먹지 말라고 했는데, 먹으면 어떻해?" 

"음. 그거 몸에 않좋아 많이 먹지마."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잠시후.... 

잘먹던 과자를 나에게 주며 

"이 과자, 아빠 먹어..." 

"왜?" 

" 나 오래 살래, 이거 먹으면 오래 못 살잖아...이거 아빠 먹어? .

.

. 

예담이는 갑작스레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좋아하던 과자를 멀리했다.  

아이이게 TV속  경고가 먹혔던 것일까? (그렇다면 과자 섭취량을 줄일 수 있을수도 있겠다) 

그런데 자기 오래 살겠다고 나 먹으라고 준 건 뭐지? 

아빠를 생각해서 준 건지, 아님 아빠는 오래 살았으니 이거 먹고 빨리죽으라고 한 건지? 

이후로도 예담이는 콘칩을 거의 먹지 않았다. 

(나중에 동생과 아빠가 먹으니까 마지못해 몇 개 먹었지만, 표정은 영 떨뜨름 했던 것 같다.)  

암튼 예담이 덕에 손쉽게 과자를 뺏어 먹을 수는 있었지만, 8살의 나이에 

오래 살려고 좋아하던 과자를 내 팽개치는 예담이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이렇듯 아이들도 나름대로 삶으로 부딪히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것 같다.^^




  할수있어!!! ㅋㅋㅋ 예담이 누구 닮아서 저렇게 똑똑한거죠? 2009.03.19 20:24

,

여름에는 별로 없던 모기가 가을이 다 되서야 기승이다. 

우리집은 유난히도 9,10월에 모기가 많다. 

추석을 전후로 모기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하루 저녁에도 10~20마리 이상 죽이고 있다. 

그야말로 모기와의 전쟁이다.   

모기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 여름에 사용하던 모기장을 다시 치고 모두 쌀랑한 거실에서 잠을 청한다. 

어제도 아이들을 재우고, 큰 방서 TV를 잠시 보는데  

모기가 불빛을 보고 계속 달려 들어 몇 마리를 잡았다. 

그러던 중 날쌘 모기 한 마리를 몇 번 놓지자 이번엔 안되겠다 싶어 

살충제를 사용했다. 

모기약을 들고 천장에 붙어있는 모기에게 한 번 쏘았는데, 어찌나 날쌘지 실패했다. 

다시 날아가는 모기를 향해 모기약을 발사하려 하자 

걱정많은 우리 큰 딸 예담이가 얼굴을 찌푸리며 한마디 한다.  

"아빠. 고마해라, 모기 잡을라다가 우리 다 죽겠다~!" 

@.@.@.@.@  

 어찌나 우습던지 한참을 웃었다. 

모기약에 힘없이 죽어가는 모기를 보며 자기도 생명에 위협을 느꼈었나 보다. 

암튼 아이들이란....ㅋ.ㅋ. 

결국 예담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잘때까지 손바닥을 마주쳐야 했다.^^  




  할수있어!!! 예담이, 참 말 잘하네요. ^^ 2008.09.24 21:55

,

오랫만에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과 함께 병원도 다녀오고 놀이터에서도 놀고 왔다. 

늘 짬을 내서 나름대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하지만, 생각보단 늘 많이 못 놀아줘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더운 무더위에 놀이터에서 놀다가 들어와 다들 시원하게 샤워를 했다. 

샤워뒤에 하람이가 주일날 얻은 책을 읽어달라고 해서 오랜만에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몇 권 읽다가 '엄마 아빠의 결혼식"이란 책을 읽어 줬다. 

책의 내용은 엄마 아빠의 결혼식 사진을 아이가 보면서 왜 내 사진이 없는지 물어보면서 

결혼에 대한 아이들의 자연스런 이해를 전달하고자 하는 책이었다. 

 

나도 책을 읽다가 하람이에게 물었다. 

" 하람아, 아빠 엄마 결혼식에 이 친구 사진이 없네, 왜 없을까?"  라고 물었더니, 

하람이 왈... 

" 음, 그건 엄마가 결혼식장에 가는데, 이 친구 구두가 없어서 구두 찾느라고 늦어서 

결혼식 사진을 찍지 못했지...." 라고 말하는 거다.  

 

아직 자신이 태어나지 않았음에 대해 이해를 못 한 건지... 그냥 던진 대답인지... 

암튼 하람이는 결론은 결혼식에 지각을 해서 같이 사진 찍지 못했다는 거다. ㅋ,ㅋ,ㅋ, 

암튼 아이들의 세계란.... 

---------------------------------------------------------------------------- 

아이들의 시선은 참 다양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틀에 박힌 어른들의 눈보다는 훨씬 더 티없이 맑고 깨끗한 것 같다. 

이런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늘 기억하고 살면 좋으련만, 

이렇게 적어놓지 않으면 생각의 저 끝에서 사라져버리는 게 얼마나 많은지... 

늘 그렇게 아빠와 엄마의 깨끗한 마음을 위한 좋은 스승으로 남길 기도해 본다.  



  sara. 저두 어렸을 적에 부모님 결혼 사진을 보고 아빠에게 그런 질문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들은 비슷한가봐요.
그래서 아이들을 천사라고 하나봐요 2008.09.24 16:19
  할수있어!!! ㅋㅋ 대단한 상상력. 참 똑똑하네요. 2008.07.18 20:47

,

사랑스런 첫째와 둘째로 카드 엽서 하나 만들어 봤음.^^

'행복한 일상 > 행복한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명을 위협하는 모기약.  (0) 2010.06.08
엄마 아빠 사진엔 왜 내가 없지?  (0) 2010.06.08
엄마가 볼 때와 안 볼 때  (2) 2010.06.08
어린이들의 직관력  (0) 2010.06.08
우리는 멍멍이 가족^^  (0) 2010.06.08
,


막내 주원이가 태어났다.
아직 말을 못하고 이제 앉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누나가 막내를 가지고 논다.
엄마가 볼때랑 안볼때랑 차이가 많이 나는군...^^



sara. 예쁘다~ 동생이 있어서 좋겠다.
2008.09.24 16:15
  할수있어!!! ㅋㅋ 넘 귀여워요. 2007.11.05 15:16
,

10월이라 꽤 쌀쌀해진 기분이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차가 낮보다 많이 나는 것 같다. 

요 며칠 전 화장실에 갈려했더니 욕실에 실내화가 물이 안 빠져 양말을 신고 

들어가기 곤란해서 욕실화 하나 사야겠다고 했더니  

"욕실은 욕하는 곳이 욕실이지" 라고 한다.  

듣고 보니 그 말도 맞는 말이다.

 

둘째 하람이 글자 공부 시킬려고 단어장 가지고 맞추기 놀이를 했다. 

이번 문제는 '구두' 

하람이에게 보여줬더니 '신발'이란다. 

아이에게 정확한 사물의 명칭을 알려주려고  

'운동화 말고 다른 말로 뭐라고 그러지??' 

물었더니 

하람이 자신있게 대답하길.... 

"아~~ 슈즈(Shoes)".... 

ㅋㅋㅋ


배운게 무섭다고....  

아이들의 엉뚱함이란 도데체.... 

결국 맞다고 해 줬다.  

귀여운 녀석들....^^ 





  할수있어!!! ㅋㅋ 슈즈...똑똑해요 ^^ 2007.10.28 20:36


,

둘째 하람이는 34개월된 4살 여자애다.



다른 애들에 비해 말은 빨리 때고 문장실력은 사람들이 놀랄만큼 좋다. 

특히 암기력이나 이해력, 영어 발음은 동급 최강을 자랑하는 편이다. 

그런 하람이에게도 약점은 있었으니...바로 한글발음의 문제... 

예를 들자면, 비행기=> 비행지, 김밥 => 짐밥, 기차=>지차 등  

'기'가 들어가는 거의 대부분의 발음을 '지'로 하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가족 모두를 멍멍이 가족으로 만들어 버렸다. 

 

가족의 명수를 숫자로 세는데,, 

"한 멍, 두 멍, 세 멍, 네 멍...." 한 명, 두 명, 발음이 안되서 

한 멍, 두 멍으로 발음을 해댄다.... 

그 세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애들에게 오늘부터 우리는 멍멍이 가족이랬더니  

자기네들끼리 낄낄대며 좋아 죽는다.  

... 

언니인 예담이는 한 술 더 떠  

한 꿀, 두 꿀 이란다. 꿀꿀이 가족이라나 뭐래나...^^ 

시간이 지나면 절로 고쳐지겠지만, 

아이들이기에만 가능한 일들이라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 몇 자 남긴다^^ 



  Mighty Warrior 옛날에는 미운 4살, 웬수같은 7살인데 요즘은 나이가 점점 아래로 내려온다네요^^ 2007.08.24 08:15
  할수있어!!! 4살때가 젤 귀여워요. 울 딸도 4살때가 젤 예뻤는데.... 2007.08.23 17:59


,


 

1. 예담이가 어린이집에서 한자를 배우는가 보다. 

시골 외할머니 댁 가는 길 하천에 길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풀이 많이 자란 걸 보고 한마디 했다. 

" 야, 길인지 하천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네, 잘못 달렸다간 흙탕물에 들어가겠다" 라고 했더니 

이 녀석이 대뜸 하는 말 

'흙이라 하지말고 흙 토(土)라고 하시지?...."라고 하는게 아닌가! 

야~ 꼴에 한자 배웠다고 흙 토라고 사용하는 녀석을 보니... 

우습기도 대견하기도 하다. 

역시 아이들의 머리는 스펀지 같아서 말하는 즉시 쏙쏙 머리속에 입력하나 보다.  대단혀... 

 

2. 야 까불지마... 

평소 늘 장난을 잘 치던 예담이와 하람이가 오늘은 이상한 얘기를 하며 싸운다. 

하람이가 언니에게 늘 당하는 편인데, 오늘 언니가 하람이를 좀 괴롭혔나보다. 

근데, 하람이가 요즘 새로운 말을 배웠는지 이렇게 말한다. 

"아빠~, 언니가 자꾸 까불어요~!"

 

이 말을 듣자 예담이가 더 화낸다. 

" 야 ~ 내가 니 동생이가? , 어떻게 내가 까불어? 니가 까불지..." 

예담이가 제대로 아는 건지, 까분다는 표현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덤빈다는 뜻으로 이해했나 보다. 

그러니 하람이의 까분다는 표현에 발끈할 수 밖에.... 

 

예담이는 자기가 잘못한 거 보다 하람이가 까분다는 말에 화가 많이 난 것 같다. 

그래도 예담이가 잘못했다고 하자 자기 성에 못 이겨 나에게도 큰 소리 지르길래, 

나도 한마디했다. 

" 야! 넌 왜 아빠한테 까불어? 내가 니 동생이야?...^^"  

그러니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장난친 줄 알고 투정 부린다. 

암튼 아이들 세상은 재밌는 것 같다. 

까부는 두 녀석 때문에 오늘도 많이 웃을 수 있었다.~^^ 


애슐리에서 맛잇는 샐러드를...^^



  Mighty Warrior 대신 영어를 잘 하시잖아요^^
2007.08.19 22:33
  할수있어!!! 귀엽네요. ㅋㅋ 전 한자 어려워요. 2007.08.19 20:33


'행복한 일상 > 행복한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이들의 직관력  (0) 2010.06.08
우리는 멍멍이 가족^^  (0) 2010.06.08
아이들이 때론 인생의 스승이 된다.  (0) 2010.06.08
목마는 괴로워!  (0) 2010.06.05
예담이 성냥팔이 소녀버전  (0) 2010.06.05
,